[칼럼][한겨레신문]'컴퓨터단말기증후군' 걸리셨군요 | 2004-05-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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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단말기증후군' 걸리셨군요 △ 안과 전문의가 브디티증후군으로 의심되는 한 여성 환자의 안구 이상 여부를 진찰하고 있다. 브디티증후군은 요즘처럼 날씨가 건조할 때 더욱 악화되기 쉽다 회사원 김아무개(38)씨는 최근들어 쉽게 눈의 피로가 찾아오면서 눈이 침침하고 갈수록 시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안구가 뻑뻑하고 자주 눈꼽이 끼고 머리가 아프면서 손목과 어깨가 결리고 심지어는 색깔을 선명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일을 겪곤 했다. 동네 의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으며 피곤해서 그러니 휴식을 취하라고만 했으나 갈수록 증상이 심해졌다. 그는 정신과에 이어 안과를 방문해서야 자신이 컴퓨터영상화면단말기(VDT)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송명철 원장은 "요즘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을 동반한 눈의 이상질환 때문에 안과를 찾는 20~30대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면서 "주로 심한 두통과 함께 눈의 이물감, 시력저하 등 다양한 눈 질환을 호소하는데 거의 대부분 브이디티증후군 환자"라고 말했다. 그는 간혹 환자 가운데 정확한 병명을 몰라서 오랫동안 방치했다가 머리가 빠지고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증세가 악화되어서야 찾아오는 일도 있다고 경고했다. 브이디티증후군은 주로 오랫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는 사무직에서 나타나는데 두통과 어깨 및 손목 통증, 시력저하, 식욕부진, 생리불순, 신경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컴퓨터 작업을 오랫동안 할 경우 눈이 긴장돼 크게 떠지고 그 대신 눈깜박거림은 줄어들어 안구가 마르면서 쉽게 눈물막이 파괴되고 눈의 피로가 빨리 찾아온다. 또 전자파의 직간접 영향으로 눈이 쉽게 충혈되고 이물감 현상이 생기며 오랫동안 가까운 화면의 초점을 맞추는 데서 오는 눈의 피로누적 등으로 복시, 내사시 등 심각한 눈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대 안암병원 조윤애 안과 교수는 "일반 데스크탑 컴퓨터 작업을 30분 이상 오래 하면 안구건조 증상이 생기는데 이럴 때 눈을 손으로 비비거나 만지면 균이 들어가게 되어 결막염, 각막염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두통, 구역질, 구토 등도 생기고 만성적인 의욕부진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의들은 브이디티증후군을 에방하려면 컴퓨터를 많이 쓸 경우 작업 30~50분마다 반드시 5분간 휴식을 취하고 작업 중에는 눈을 자주 깜박거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휴식중에는 초록나무 등 먼 곳의 사물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거나 이리저리 안구를 움직이는 것이 눈의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컴퓨터 화면과 1m정도 떨어져서 작업하되 화면은 눈 높이보다 30도 가량 낮추면서 뒤로 30도쯤 눕혀 마치 노트북컴퓨터 작업 정도로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눈의 피로를 덜 가져온다. 또한 조명은 화면, 키보드, 주변환경의 조도비가 1:3:10이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화면은 반사를 일으키는 밝은 빛이나 창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놓아 약간 어둡게 하고, 키보드와 주변환경은 화면에 비치는 조도에 비해 각각 3배, 10배 정도 밝게 하는 좋다. 그러나 안구건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인공눈물을 넣어주고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주고 가습기 등으로 실내건조를 막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계속 눈 피로가 느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 시력검사를 비롯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정상영 기자chung@hani.co.kr |